한국의 주력 산업, 중국에 밀려 벼랑 끝으로?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대한민국의 주력 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조선, 디스플레이, 가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하며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AI(인공지능)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산업 전반에 걸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중국, 이제는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
과거에는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던 중국이 이제는 첨단 기술을 주도하는 '선도자'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반도체, AI, 양자 기술, 바이오 등 핵심 산업에서 한국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설계(팹리스) 부문에서 중국은 약 3,500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00개에 불과하다. 또한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발표된 논문 수도 중국(59건)이 한국(32건)보다 훨씬 많아 기술력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산업 경쟁력 현황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한국의 12대 주요 산업 중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분야는 조선, 디스플레이, 가전 3개뿐이었다. 반면 자동차,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주력 수출 업종은 글로벌 경쟁력이 '중' 수준에 머물렀으며, 로봇, 바이오헬스, 3D프린팅 등 미래 유망 산업들은 경쟁력이 '하'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연구개발(R&D)과 설계, 공급망 조달 등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은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융합 역량이 부족한 상태다. 3D프린팅, 시스템 반도체, 2차전지 등 미래 유망 품목에서도 경쟁력이 열위로 평가되며, R&D와 공급망 안정성에서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거침없는 산업 육성 전략
중국은 2006년부터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리면서 첨단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내세워 핵심 산업을 국가 주도로 육성하고 있으며, 그 결과 AI,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등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의 R&D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4,963억 달러(약 716조 원)로, 한국(1,075억 달러)의 4.6배에 달한다. 이러한 집중적인 투자 덕분에 중국은 고집적 메모리, 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차세대 센싱 기술 등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 정부의 대응,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중국 정부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6대 미래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2000년대 이후 민간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하며 대응이 부족한 상태다. 과거 자동차, 반도체, 조선, 항공기 산업에서 정부 주도의 전략적 지원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한국 산업 정책은 지나치게 수동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국들이 미래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산업 정책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없다면 한국이 미래 산업에서 더욱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산업,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이 다시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 정부 주도의 산업 전략 강화: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처럼 국가 차원의 R&D 투자 및 지원 확대
-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융합 역량 강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 확대
- 스타트업 및 신생 기업 지원 확대: 팹리스, 바이오 스타트업 등 혁신 기업 육성
- 공급망 안정화 및 글로벌 협력 강화: 핵심 원자재 및 부품의 안정적 조달을 위한 전략 수립
결론: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지금 대한민국의 산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중국이 거침없는 투자와 전략적 육성으로 한국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전략적 대응을 통해 한국 산업을 다시 도약시킨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한국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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